오피니언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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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컬럼 Ⅰ] 신뢰란 무엇인가? 신뢰의 형성 -가족가족 신뢰는 왜 특별한가? 가족을 통해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신뢰를 증진하나? 가족 신뢰는 왜 중요한가? ▲ 박희봉교수(중앙대 행정대학원 원장) 가족 신뢰는 특별하다. 가족은 다른 집단과 달리 이익보다 사랑과 희생이 우선시되기도 한다. 부부관계, 부모와 자식 간 관계는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는다. 가족은 자신에게 손해가 됨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구성원에게 신뢰를 보낸다. 가족 구성원을 “또 다른 나”(alter ego)로 보기 때문이다. 가족은 바로 자신의 분신이다. 가족을 사랑하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가족에게 희생하고 손해 보는 것은 곧 자신을 위한 투자이다. 자신이 가족에게 희생하는 것은 기쁨이요, 행복이다. 자신이 가족 을 위해 감수한 희생과 봉사가 배우자 또는 자식에게 유익한 결과를 가 져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희생에 대한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신만 희생하지 않는다. 자신이 가족에게 희생하듯이, 다른 가족 역시 자신에게 무한한 사랑으로 희생한다. 이렇게 자발적인 희생과 봉사의 가치는 계산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따라서 가족 간에는 자연스럽게 매우 두터운 신뢰가 형성된다. 나아가 가족 신뢰 역시 장기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신뢰가 작동되기도 한다. 가족 간의 신뢰가 실질적인 행복과 이익으로 이어지면 가족 신뢰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가족 없이 혼자사는 것보다 신뢰하는 가족과 함께 지내면 장기적으로 득이 된다. 단기적으로 자기가 번돈을 가족과 함께 쓰는 것보다 혼자 쓰는 것이 더 이익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혼자 살면 고독에 몸부림쳐야하는 밤을 언젠가 마주해야 한다. 가족 간의 신뢰와 협력은 적은 비용으로 큰 행복을 가져다준다. 평소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가족에게도 도움을 주고, 실직하거나 병이 들었을 때 가족의 도움을 받는다. 신뢰할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나 함께 살면 재산도 늘어나고, 다른 사람과 함께하기 어려운 사적인 생활을 공유하며 행복을 누리며, 거친 인생의 항로를 함께 개척한다. 자식의 양육과 교육을 위해 엄청난 비용이 지출되지만 그 과정에서 행복을 찾고, 이에 더하여 노인이 되어 힘을 잃을 때 자식의 보호를 받는다. 모두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가족은 단기적인 이익만이 아니라 장기적인 이익과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가족 신뢰는 사회적으로 자신을 포함한 가족 구성원 전체의 평판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신뢰와 협력이 잘 이루어진 가족, 구성원 간의 우애가 좋은 가족에 대해서는 누가 노력했는지와 상관없이 구성원 모두에 대한 평판이 높고, 신뢰도 높다. 물론 관계가 좋지 않아 신뢰가 낮은 가족은 구성원 모두에 대한 신뢰가 낮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신과 가족을 위해 가족 신뢰를 높이려고 노력하게 된다. 가족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시작되는 곳이다. 사람들은 태어나서 가족과 처음 만나 자연스럽게 신뢰를 학습한다. 신뢰를 형성하기 유리한 가족을 가진 사람은 유리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신뢰의 중요성을 알아간다. 가족으로부터 출발한 관계는 친지, 친구, 이웃을 넘어 사회와 국가 내 구성원으로 이어진다. 가족 내에서 학습한 신뢰와 협력을 다른 사람들과 확대하면서 가족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이해하고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유형의 신뢰를 형성해간다. 가족을 떠나 관계가 멀어질수록 자발적인 희생과 봉사에 의한 신뢰의 효과가 감소하고, 이해관계에 따른 신뢰 관계로 변화하는 성향을 학습한다. 그리고 가족 내에서도 신뢰는 자신의 행복과 이익을 가져다 준 것과 같이, 자신과 특별한 관계가 없는 사람들과의 신뢰는 장·단기적으로 자신에게 이익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을 알게 된다. ※ 본 컬럼은 박희봉교수의 저서 『신뢰사회로 가는길 신뢰의 진화』에서 발췌, 인용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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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컬럼 Ⅰ] 신뢰란 무엇인가? 신뢰의 형성 -경제ㆍ사회적 구조소득이 높은 사람이 신뢰가 높을까? 학력이 높은 사람이 신뢰가 높을까? 연령이 높은 사람이 신뢰가 높을까? 소득, 학력, 연령이 높은 사람이 신뢰가 높은 이유가 무엇인가? 사는 지역, 국가에 따라 신뢰수준이 다를까? 그 이유는 무엇일까? ▲ 박희봉 교수(중앙대 행정대학원 원장) "곳간이 후하면 인심도 후하다”는 격언이 있다. 자신의 사정이 넉넉하면 다른 사람을 대하는 자세도 넉넉해진다는 말이다. 그러면 학력이 높고 소득이 높은 사람의 신뢰가 높을까? 지금까지의 다양한 연구에 의하면 그렇다고 한다. 소득이 높을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신뢰가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를 밴필드(Banfield, 1967)는 개인이 소유한 자원이 많을수록 신뢰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개인의 능력 또는 개인이 처한 상황이 좋은 사람의 신뢰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경제·사회적 수준이 높은 사람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하니 다른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높다. 학력이 높고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사람은 부모와 친지, 이웃도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과 친분을 가질 확률이 높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인다고 했다. 좋은 직장에서 안정된 수입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은 비슷한 수준의 사람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유지 및 강화시키는 것이 본인에게 유리하다. 경제적 여유가 있으니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 기꺼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역으로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경우 그들도 여유가 있으니 선뜻 도와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자신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물질적 여유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자신이 다른 사람에 대해 신뢰를 보이면 다른 사람들도 자신을 신뢰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을 신뢰하는 것이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는 유력한 수단이다. 도움이 되는 사람을 만나면 기분도 좋다. 자신의 삶을 자신이 책임질 수 있으니 서로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사실을 잘 안다. 신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반면, 경제적 불안정은 불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사흘 굶으면 남의 집 담을 넘는다”고 했다. 경제·사회적으로 필요한 것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온 신경을 쓰게 된다. 눈앞의 이익이 우선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이익을 쉽게 침범한다. 다른 사람에게 베풀 자원도 없다. 장기적인 이익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불평, 불만으로 가득하다. 자신은 충분히 능력이 있고 노력할 만큼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회 시스템이 잘못되었기에 자신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고 불평한다.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과 사회 시스템을 원망하고 불신한다. 다른 사람과 사회를 불신할수록 다른 사람들 역시 그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악화된다. 신뢰와 협력은 사라지고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만이 남는다. 빈민가에서 사는 사람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후진국이 경제발전에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사는 것이 어려우니 신뢰가 감소하고, 신뢰가 감소하니 협력하지 않는다. 신뢰 부족으로 자신의 한계를 넘지 못한다. 신뢰는 교육의 결과이기도 하다. 잉글하트(Inglehart, 1997)는 신뢰가 유소년기에 학습되어 세대를 거쳐 전달된다고 하였다. 부모와 이웃 공동체로부터 신뢰를 학습 받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톨(Stolle, 1998)은 스웨덴에서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의 신뢰가 높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들은 객관적인 기준으로 사물을 판단하는 능력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리(Li, 2004)는 교육 수준이 높은 중국인들의 신뢰가 낮은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교육을 통해 비판적 능력이 향상된 중국인이 사회의 잘못된 점을 알기 때문이다. 중국 사례 역시 제대로 된 교육은 신뢰를 증진시키는 동력이 된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교육 을 많이 받은 사람은 사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 증가됨에 따라 맹목적이고 형식적인 신뢰보다 사회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실질적인 신뢰를 증진시키려고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연령 역시 신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연령이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기 때문에 신뢰가 높은 성향을 보인다. 반면, 젊은 사람들은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낮다. 젊은 사람들은 사회적 경험이 적기 때문에 누구를 신뢰하고, 신뢰하면 문제가 되는지를 판단하기 어려워한다. 판단이 잘못되는 경우 손해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단 불신에서 시작할 수 있다. 지역 환경도 신뢰에 영향을 미친다. 신뢰가 높은 지역이 있고, 신뢰가 낮은 지역도 있다. 일반적으로 산업화가 이루어진 도시지역의 주민들이 농촌지역의 주민들보다 사회적 신뢰가 강하다. 산업화가 진척되지 않은 농촌지역에서는 주민들의 사회단체 참여율이 낮고, 이 낮은 사회참여율 은 주민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농촌지역은 혈연, 학연, 지역, 종교 등 연고 중심의 인간관계가 발달되어 연고 공동체 내 구성원 간에는 신뢰가 높지만 자신이 잘 모르는 외부인에게는 배타적이고 신뢰를 보이지 않기도 한다. 도시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신뢰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같은 도시 내에서도 도시 빈민지역의 다세대주택 또는 단독 주택 주거지, 신중산층 중심의 아파트 밀집지역, 부유층 중심 단독주택지역 등 주거 형태와 양식에 따른 분류에 포함될 수 있다. 이것은 소득에 따라 신뢰 수준이 다른 이유와 다소 중첩되기도 한다. 그러나 같은 도시에서 사는 같은 사람이 특정한 거리에서는 줄을 잘 서는 데 반해 다른 특정한 곳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같은 도시의 중산층 밀집 지역에서는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자발적으로 교통정리를 하는 반면, 그 도시 빈민지역의 어린이들은 위험한 차도에서 뛰어노는데도 불구하고 어른들이 무관심하게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 거주하기 편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신뢰가 높다. 그러니 사람들은 더 살기 편한 곳, 신뢰가 높은 곳을 찾아 큰 비용을 들이며 이사하는 것이다. 국가 간의 신뢰의 차이는 더 크다. 신뢰 수준이 높은 스웨덴 사람이 스웨덴에 살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적용했던 신뢰를 브라질에 여행을 가서 브라질 사람들에게 기대하지 않는다. 반대로, 신뢰 수준이 낮은 브라질 사람은 스웨덴을 여행하면서 현지인과 동화되려고 노력한다. 같은 사람이라도 어느 지역, 어느 국가에 있느냐에 따라 다른 신뢰를 적용한다. 한 사람의 경제·사회적 지위가 신뢰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지역 및 국가 단위의 경제·사회적 지위 역시 신뢰에 영향을 미친다. 앞에서 살펴본 소득, 학력, 연령, 지역 등의 경제·사회적 구조는 신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간접적인 영향도 미친다. 즉 경제·사회적으로 유리한 구조를 보유한 개인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공동체 구성원들과 빈번한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신뢰를 축적할 기회를 많이 갖는다. 또한 이들은 필요에 따라 다양한 사회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함으로써 인간관계를 넓힐 기회를 만든다. 이렇듯 다양한 공동체 또는 사회단체 활동은 구성원들과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규범을 지키며, 협력 및 상호부조의 미덕을 나눔으로써 신뢰를 증진한다. ※ 본 컬럼은 박희봉교수의 저서 「신뢰사회로 가는 길, 신뢰의 진화」에서 발췌, 인용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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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컬럼 Ⅰ] 신뢰란 무엇인가? 신뢰의 효과-가상공간가상공간은 물리적 공간과 어떤 공통점이 있나? 가상공간은 물리적 공간과 어떤 차이기 있나? 가상공간에서의 활동이 신뢰를 증진시킬 수 있나? 가상공간에서의 활동이 신뢰를 증진시키기 어려운 측면은 무엇인가? ▲ 박희봉 교수(중앙대 행정대학원 원장) 인터넷과 온라인 네트워크(Social Network Service)의 발전으로 사람들의 생활공간이 가상공간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빠르게 확장되고, 관계가 복잡해졌다. 사람들은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면대면 활동보다 인터넷과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특히 휴대폰의 보급으로 실시간 의사소통이 가능함과 동시에 가상공간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인간관계가 새롭게 전개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사람들 간의 면대면 네트워크와 의사소통이 증진되면 이들 간의 강한 소속감 및 신뢰를 증진시키고, 증진된 소속감과 신뢰는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시키며, 의사소통을 증진시킬 것이라고 한다. 가상공간을 통한 의사소통과 면대면 의사소통을 같은 의사소통이 동일한 성격의 의사소통이라면 가상공간의 확장이 이 사회의 신뢰를 증진시키고, 가상공간 활동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다. 그러나 가상공간에서의 네트워크는 면대면 네트워크와 다른 측면도 있다. 우선 가상공간의 네트워크 역시 면대면 네트워크와 같이 신뢰를 증진시킨다는 의견을 살펴보자. 첫째, 가상공간은 일상생활에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사람들 간의 온라인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기존의 오프라인에서의 의사소통을 더욱 증대시킨다. 가상공간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과 저렴한 비용으로 편리하게 접촉할 수 있게 한다. 가상공간은 필요한 경우 기존의 면대면 접촉과 전화에 의한 의사소통까지도 증대시킴으로써 서로를 보다 잘 이해하게 하여 관계의 정도를 심화시킨다. 이와 같은 사람들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은 정보의 흐름을 더욱 용이하게 함으로써 의사소통자 간의 신뢰를 증진시킨다. 둘째, 가상공간은 기존의 물리적 공동체를 강화시킨다. 가상공간에서 형성된 대부분의 사회적 관계는 물리적인 공간으로 이어져 결국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공존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로 발전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언제 어디에서나 사람들 간의 연결을 가능케 함으로써 기존의 면대면 접촉에서 이루어질 수 없었던 부분을 가능하게 한다. 더욱이 가상공간은 사회적 네트워크를 증가시킴에 따라 자신에게 필요한 관계를 선택 및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 사람들은 특별한 이해관계를 공 유하는 사람들을 장소의 제한 없이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정보기술의 이용은 의사소통에서 면대면 접촉을 보완하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면대면 상호관계를 넘어서는 역할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가상공간을 통해 사람들이 모이고 함께 하는 경향으로 인하여 개인이 온라인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단순히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것보다 더욱 지역사회의 일원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한다. 따라서 글로 고프(Glogoff, 2001)는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낯선 이웃과 자신의 생각과 견해를 편안하게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다고 느끼며, 이러한 공간을 통해 보다 쉽게 사람들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지속적으로 신뢰를 형성해나간다고 주장한다. 우슬래너(Uslaner, 1999)도 가상공간을 통한 접촉의 증가로 가족, 친구, 직장동료는 물론 정치적, 종교적인 관심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더욱 친하게 대화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가상 공간 활용의 증가는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에 새롭고 보다 편리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강화된 공동체는 자연스럽게 사람들 간의 신뢰를 증진한다. 셋째, 인터넷과 온라인 네트워크와 같은 가상공간의 확장은 기존의 면대면 관계를 유지, 발전시킨다. 이에 따라 가상공간은 공동의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만나게 함으로써 기존의 공동체를 강화하고,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사이버 공동체는 기존의 공동체보다 쉽게 모이며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수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를 통해 구성원의 다양한 관점을 받아 들이고, 이를 다시 구성원들에게 제공하며, 활발한 토론을 통해 공동목 표를 달성하게 한다. 이러한 특징에 따라 가상공간은 국가 차원의 시민사회를 국제적 수준으로 넓히고, 보다 자율적이고 수평적이며 개방적이다. 이렇게 가상공간을 통해 지역, 인종, 종교 등의 벽을 뛰어넘어 대화의 양과 질이 확대됨으로써 국가로 단절되었던 사람들 간의 신뢰와 협력을 확장시킨다. 한편, 가상공간에서의 인간관계는 면대면 활동과 성격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신뢰를 형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감소시킬 수 있다고도 한다. 첫째, 가상공간을 통한 네트워크는 기존의 면대면 만남 또는 전화를 통한 대화와 성격이 전혀 다르다. 온라인 방식에 의해 형성된 인간관계는 기존의 오프라인에 의한 인간관계와 달리 복잡한 감정적 동질감 또는 인간적 유대관계 없이도 가능하다. 가상공간에서의 만남 또는 의사소통은 정보의 전달에 그칠 뿐이다. 대화 과정에서 사람의 감정과 느낌이 실려 있지 않아 진정한 인간관계로 발전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가상공간에서의 사이버 공동체 역시 본인이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다고 생각할 뿐 면대면 공동체와 같은 다양한 인간관계가 형성되기 어렵다. 둘째, 가상공간은 가족 및 공동체 내 구성원 간의 관계를 소원하게 한다. 가상공간의 출현으로 사람들이 개인화하여 공동체가 해체되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대화하고 가상공간에서 활동이 증가됨에 따라 면대면 활동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텔레비전 보급 증가로 인해 가정에서 구성원들 간의 상호관계가 확연하게 감소하고, 사회적·정치적 활동이 급속하게 줄어든 것과 유사하다. 물론 가상공간은 텔레비전의 일방적인 정보 제공 기능과 달리 다른 사람들과 쌍방향적인 성격을 갖는 매체라는 점에서 다소 다른 측면이 있다. 그러나 가상공간에서의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족과 이웃, 친구, 동료와의 대화가 단절되고 있다. 셋째, 가상공간에서의 활동이 증가됨에 따라 업무와 휴식의 구분이 사라지고, 전통적인 인간관계를 변화시킨다. 업무를 비대면으로 수행이 가능해짐에 따라 직장에서의 업무가 가정으로 자연스럽게 연속된다. 업무를 수행하는 장소와 시간, 그리고 일상생활을 즐기는 장소와 시간의 구분이 사라진다. 직장 내에서도 옆에 있는 동료와 대화하여 업무를 수행하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가상공간에서 주식을 거래하고 게임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옆에 있는 동료에게 할 말이 있어도 가상공간에서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가족이 모두 집에 돌아온 후에도 가족이 함께 대화하기보다 각자의 방에 들어가 컴퓨터와 휴대폰 화면에 의지하고 혼자만의 생활을 하고 있다. 넷째, 가상공간에서의 네트워크는 구체적인 이슈 중심으로 공동체가 형성되어 그들만의 가치관을 증폭하는 동질화 경향이 있다. 면대면 관계는 주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다양한 생각이 제시되고 다듬어지면서 다양성이 융합됨으로써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하게 된다. 그러나 가상공간에서는 자신과 관심사가 유사한 사람들과 쉽게 공동체를 형성하게 됨으로써 가치관이 유사한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진행하게 된다. 이로써 자신의 가치관을 더욱 확고하게 다지게 됨에 따라 다른 생각을 갖는 사람을 배척하는 등 획일성을 중폭시킬 수 있다. 이러한 획일적인 인간관계는 면대면 관계를 축소시킬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의 다양성을 훼손한다. 즉 가상공간에서의 네트워크 활성화는 면대면 관계의 강한 연줄의 장점인 끈끈한 인간적 정을 느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서로 알지 못하는 넓은 시민사회 구성원 간에 이루어지는 약한 연줄의 다양성마저 상실하게 된다. 다섯째, 가상공간에서의 네트워크는 사용자가 원하지 않은 관계가 형성되기도 하고, 원하지 않는 정보가 소통되기도 한다.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의사소통은 쌍방향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정보 생산자가 제공한 정보가 일방적으로 주도된다. 생산된 정보가 다른 사람의 반응을 의식하면서 정제되지 않고 일단 일방적으로 제공된다. 홈페이지 또는 플랫폼이 제작자에 의해 주도되어 일방적으로 제공되고 참여자의 의견이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 가상공간 활동 대부분이 익명성에 자신의 모습을 감춘 채 이루어지고, 나중에 누구인지 밝혀져도 누구인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 사람들은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정보와 의견을 신뢰하기 어렵다. 가상공간의 확대가 신뢰를 증가시킬 것인가, 감소시킬 것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가상공간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등장은 기존의 면 대면 관계를 확대시킨 것은 사실이다. 가상공간 내 공동체가 기존의 면 대면 관계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가상공 간의 발달로 인해 기존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면대면 관계를 보완하는 것도 사실이다. 가상공간이 완전히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내지는 못하지만 기존의 사회적 관계를 유지 및 발전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가상공간은 국제적 활동의 활성화 같이 오프라인에서 할 수 없었거나 하기 어려웠던 사회적 네트워크를 가능하게 한다. 면대면 관계를 유지 하고 있는 사람들 간에 인터넷과 SNS를 통해 더욱 활발한 인적 관계의 폭과 깊이를 증가시킬 수 있다. 전화의 보급으로 면대면 접촉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활발한 인적 네트워크를 증가시킨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가상공간은 최소한 기존의 의사소통 방식에 부가적인 기능을 더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가상공간의 확대로 사람의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분명하다. 일부 학자들은(Fisher, 1992; Wellman, 2001) 가상공간의 출현으로 기존의 의사소통 방식을 보완하거나 대체하여 사회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새로운 인간관계 및 신뢰 구조를 형성할 것이라고 한다. 인터넷과 컴퓨터의 발전으로 정치적 참여를 증가시킨 것이 이를 증명한다. 지정된 투표장에 한정된 시간에 가야만 투표를 할 수 있던 과거의 방식을 온라인 기술의 발전으로 전국 어디서든지 투표를 가능하게 하는 사전투표제의 도입으로 확대함으로써 투표참여율을 끌어올렸다. 가상공간의 발전으로 지역사회 각종 활동에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온라인상에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지역정보 네트워크의 도입이 최근에 들어와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이에 따라 사람들 간의 다양한 네트워크가 확대되고 있다. 한 마디로 가상공간의 활용은 향후 점점 더 증가할 것은 확실하고,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까지 인류의 생활공간의 확대에 따라 새로운 신뢰 구조를 정착시켰듯이, 가상공간은 또 다른 신뢰 구조를 정착시킬 것이다. 모든 사회가 가상공간의 신뢰 구조를 일률적으로 정착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가상공간이 어떻게 활용되고 정착되는가는 그 사회와 국가, 구성원들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가상공간의 신뢰 구조가 제대로 정착된 사회는 발전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회의 발전은 지체될 것이다. ※ 본 컬럼은 박희봉교수의 저서 「신뢰사회로 가는 길 신뢰의 진화」에서 발췌, 인용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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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컬럼 Ⅰ] 신뢰란 무엇인가? 신뢰의 효과-국가 및 정부국가란 무엇인가? 국가는 시민사회와 어떻게 다른가? 거버넌스란 무엇인가? 정부 신뢰는 왜 필요한가? 정부 신뢰는 어떤 효과가 있나? ▲ 박희봉 교수(중앙대 행정대학원 원장) 국가는 시민사회가 법적·제도적 장치에 의해 구조화된 것을 말한다. 자발적인 구성원의 신뢰와 참여, 협력으로 구성원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민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시민사회의 규범을 어기는 사람도 있고, 익명의 거대 사회에서는 생각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민사회의 자발적 규범을 강제적인 법과 제도로 정착시킨 국가를 발전시켰다. 국방 문제를 예로 들어 보자. 외국의 침략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강력한 군대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강력한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쟁터에 나가 싸울 군인이 있어야 하고, 엄청난 무기를 준비하기 위한 예산이 필요하다. 그러나 구성원의 자발적인 신뢰와 참여, 협력만으로는 군인과 무기를 마련하기 어렵다. 자발적으로 군대에 가서 목숨을 바치겠다는 구성원이 많지 않고, 자발적으로 국방을 위한 세금을 내겠다는 구성원도 많지 않다. 구성원의 자발적인 신뢰와 참여, 협력으로 유지되는 시민사회는 국방을 강화할 수 없다. 따라서 시민사회는 구성원의 합의에 의해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강제력을 발동하여 구성원에게 법과 제도를 따르게 하여 군대를 모집하고 세금을 거두어 국방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확립하였다. 이렇게 시민사회의 유지 및 발전을 위해 자발적인 시민사회가 강제력을 보유한 국가사회로 전환된 것이다. 정부는 국가를 운영하기 위한 공식적 기관을 말한다. 베버(Weber) 는 정부를 국가 내 강제적 권력을 독점한 기관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정부의 독점적 권력은 국민에 의해 부여된다고 하였다. 정부에게 독점적 권력, 즉 권위를 부여하기 위한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국민에 의한 선거이다. 물론 쿠데타에 의한 정부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독재 정부 역시 다수 국민이 자발적이든 묵시적이든 간에 정부의 권위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 존재하기 어렵다. 한편 최근에는 정부가 거버넌스로 대체되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국가사회를 운영하는 일을 반드시 정부가 독점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수행하던 국가 통치행위를 시장, 기업, 연구기관, 시민사회 등이 대신하면 더 민주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거버넌스는 전통적인 국가 통치행위를 정부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를 비롯한 시장, 기업 등이 협력적으로 수행하는 통치시스템을 지칭한다. 거버넌스란 새로운 통치행위는 사회의 전문화와 복잡화가 증가됨에 따라 다양한 정부기능을 대체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반스(Evans, 1996)와 스카치폴(Skocpol, 1996) 등은 국가 통치행위에 있어서 전통적인 정부가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거버넌스의 효율성 증진을 위해 사회 각 분야를 주도하는 행위자의 참여와 협력이 중시되고 있지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행위자는 정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 신뢰는 왜 필요하며, 어떤 효과를 미칠까? 알몬드와 버바(Almond & Verba, 1963)는 정부 신뢰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주장한다. 정부 신뢰가 높을 때 민주적 제도를 통한 합의를 이루어 내는 것이 용이하고, 시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부는 정책수행을 힘차게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맬로니 등 (Maloney, et. al., 2000)은 정부 신뢰로 인해 사회 내 집단행동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하였다. 정부 신뢰가 높으면 개별 시민들이 사적 행동을 자제하고 정부의 리더십을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라 포르타 등(La Porta, et. al., 1997)은 정부 신뢰가 효과적인 사법체계, 낮은 부패율, 정부관료의 경쟁력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였고, 구이소 등(Guiso, et. al., 2000)은 정부 신뢰가 국가의 재정적 안정 및 발 전과 상관관계가 있으며, 잭과 낵(Zak & Knack, 2001)은 정부 신뢰가 투자 및 경제성장을 촉진시킨다고 하였다. 한편 정부 신뢰가 반드시 높을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정부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불신이 필요하다고 한다. 르바이와 스토커(Levi & Stoker, 2000)는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와 같은 특정한 상황에서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정치적 참여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하였고, Deth(2000)는 참여율이 높은 시민일수록 정치에 대한 정보를 많이 인지함에 따라 오히려 정부에 대한 불신이 높을 수 있다고 하였다. Norris(1999)는 비판적 성향이 있는 시민이 많을수록 정부 신뢰가 낮을 수 있으나, 이런 현상은 민주주의의 건전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또한 정부 신뢰가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신뢰와 동일한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소수의 학자들은(Miller, 1974) 정부 신뢰와 시스템에 대한 신뢰 간에 긍정적인 관계가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이들은 정부신뢰가 낮으면 궁극적으로 안정된 민주주의와 정권의 정당성에 도전할 것 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정부의 신뢰가 부족하면 정치 기관 및 행위자로부터의 이탈에 따라 정권에 대한 신뢰가 감소될 것이고,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정치 시스템에 대한 신뢰 역시 침식될 수 있다. 반면, 국민들은 정부성 과에 대해 비판적임에도 불구하고 정치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권위를 따를 수도 있다. 이상의 기본적인 논의에서 정부 신뢰의 효과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정부 신뢰는 정치체제를 원활하게 작동하게 한다. 사람들이 정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민주주의 정치를 작동하고 유지하게 하기 때문이다. 정부 신뢰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선출직 공무원과 정부 기관에 긍정적인 견해를 갖고 그들의 정책을 준수하고 전체 정부 시스템에 대대 전반적으로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정부 신뢰가 전반적인 정치체제에 대한 국민의 평가 또는 민주주의에 대한 일반적인 만족으로 간주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신뢰가 높은 경우 시민들은 법을 준수하고, 정치적 리더십을 따르게 된다. 결국 적당한 정부 신뢰는 정부의 안정성과 민주적 통치를 유지하게 함에 따라 국가의 전반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둘째, 정부 신뢰는 정부의 활동의 적법성을 부여하여 정부정책 주도자가 정책을 추진하여 바람직한 결과를 얻도록 한다. 정부 신뢰 없이는 정치인에 대한 지지를 감소시킴에 따라 기본적인 민주적 제도와 절차에 대한 안정성을 손상시키고, 정부의 정통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즉 정부 신뢰는 정책수행의 효과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부 신뢰가 정책수행의 효과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구체적인 사례는 아주 많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 정부정책 및 프로그램을 실시함에 있어서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경우 시민들은 새로운 제도 및 정부정책을 따른다. 물론 정부의 강제력에 의해 따르기도 하지만, 정부 사업은 추진되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정부정책에 대해서는 일단 신뢰감을 갖고 따른다. 정부를 신뢰하는 사람이든, 신뢰하지 않는 사람이든 간에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은 추진되는 것으로 신뢰한다. 새로운 제도 도입의 예는 페트로(Petro, 2001)가 연구한 러시아의 노브그로드(Novgrod) 시 사례에서 잘 나타난다. 노브그로드 지방정부는 의회에 계류되어 있는 법률심의에 각종 사회단체의 대표가 참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사회대표회의(social camber)라는 새로운 제도를 실 시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제도의 도입으로 노브그로드의 사회단체 수는 1991년에서 1996년 간 5년 동안 16배 증가하였다. 정부의 새로운 제도 도입을 시민사회 구성원들이 신뢰하고 따라준 것이다. 이 결과 노브그로드의 경제성장률이 러시아의 다른 어느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Petro, 2001). 폭스(Fox, 1996)는 멕시코 정부가 교통수단을 제공하여 서로 다른 지역의 농부들이 서로 왕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 간 신뢰를 증진 하고 다양한 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한 사례를 예로 들었다. 홀(Hall, 1998)은 영국에서 정부 정책으로 인해 일련의 사회단체가 유지되었다는 사례를 제시했다. 램(Lam, 1996)은 대만의 관계용수시설 건설 과정에서 전통적인 관료조직이 농부들의 자체적인 조직을 지원하며, 관개시설을 설립하는 데 있어서 정부의 주도하에 농부들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함으 로써 농부들의 경제 수준을 높였다고 한다. 정부의 주도로 인해 농부들 의 신뢰가 높아졌고, 이러한 정부신뢰와 이미 확립되어 있던 지역사회의 규범이 상호작용을 한 것이다. 에반스(Evans, 1996) 역시 동아시아 산업화 과정에서 강력한 관료제의 중요성이 충분히 입증되었음을 보여준다. 정부 또는 전통적인 관료제가 시민사회 및 구성원 간의 협력을 위한 도구가 된다는 이 같은 사례 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텐들러(Tendler, 1995)는 북부 브라질에 관한 연구에서 새로 고용된 건강관리사가 정부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 정부 신뢰를 이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민들이 낯선 사람에게는 문도 열어주지 않는 문화가 지배하는 지역에서 건강관리사가 공무 수행임을 밝히고 문을 두드리자 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정부의 공식적 신뢰를 확인한 사례이다. 셋째. 정부 신뢰는 대인신뢰와 사회신뢰 등 국가사회 내 전반적인 신뢰를 증가시킨다. 브렘과 랜(Brehm & Rahn, 1997)은 시민의 주관적인 만족도를 중심으로 미국에서 실시한 조사 연구에서 정부 신뢰와 대인 신뢰 간에 상관관계가 나타났음을 밝혔다. 몬테로 등(Montero, et. al., 1997)도 스페인을 중심으로 분석한 조사 연구에서 정부 신뢰가 대인신뢰 및 정치참여 간에 긍정적인 관계가 있다고 하였다. 데커와 우슬래너(Dekker & Uslaner, 2001)도 서유럽에서 정부 신뢰와 사회적 신뢰 간에 상관관계가 나타났음을 제시했다. 르바이(Levi, 1996)는 정부 신뢰와 사적 신뢰 사이에는 상호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실증적 결과는 정부 신뢰가 국가사회 의 전반적인 신뢰를 주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시민사회가 발전된 역사가 짧아 정부의 역할이 강한 국가에서는 정부 신뢰가 다양한 신뢰 증진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사회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각종 문제를 정부만이 단독으로 수행하기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전통적인 통치영역까지 정부와 민간부문이 협력하여 대응하는 거버넌스가 필요하게 되었다. 퍼트남(Putnam, 1995)은 주민을 포함한 민간영역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이 정부성과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시민의 사회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는 사회적 신뢰와 정부 신뢰가 함께 제고되어야 성공적인 거버넌스가 정착될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전세계를 위협할 때 정부의 리더십을 배제한 채 민간영역으로만은 절대로 해결할 수 없다. 물론 정부의 노력만으로 사태를 수습할 수도 없다. 정부를 필두로 병원, 각종 연구기관, 의사와 간호사 등의 관련 기관과 구성원은 물론이고, 전국민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협력에 의해서만이 문제 해결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국가를 이루고 있는 모든 주체로 협력체인 전반적인 거버넌스의 신뢰와 협력이 문제해결의 열쇠가 된다. ※ 본 컬럼은 박희봉교수의 저서 「신뢰사회로 가는 길 신뢰의 진화 」에서 발췌, 인용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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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컬럼 Ⅰ]신뢰란 무엇인가? 신뢰의 효과-시민사회시민사회란 무엇인가? 시민사회는 연줄공동체와 달리 어떤 특징이 있나? 시민사회에서 신뢰는 어떤 기능을 수행하나? ▲ 박희봉교수(중앙대 행정대학원 원장)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된 후부터 국가가 발전된 동양사회에서는 엄밀한 의미에서 시민사회가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까지 동양사회에서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매우 미약하다. 그리고 서구에서 발전된 시민사회는 국가마다 역사적 근원이 다르다. 그러니 시민사회라는 개념은 매우 다양하고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시민사회는 서구에서는 근대적 국가가 건설되기 이전부터 존재한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서구의 근대 시민사회는 자본주의와 산업화의 발전에 따라 인간의 활동영역이 넓어짐에 따라 정착되었다. 시민사회는 국가 시스템과 달리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형성된 사회단체로 구성된다. 여기에서의 사회단체는 규모면에서 구성원 서로가 면식이 있는 가족 또는 연줄 공동체와 같은 소규모 공동체와 달리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 간에 공통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인 구성원들의 협의체이다. 또한 시민사회는 법과 제도로 구성된 국가와 달리,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규범과 관습을 형성하여 사회 질서를 유지한다. 시민사회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첫째, 시민사회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구성원 개인의 목소리를 일일이 반영하기 어렵다. 따라서 시민사회는 다양한 사회단체를 매개로 개인의 목소리를 담아낸다. 개인은 자신의 의사와 유사한 사회단체에 가입하여 자신의 뜻을 알리고 각 사회 단체는 단체구성원의 목소리를 반영하도록 시민사회에 압력을 가한다. 따라서 시민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각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사회단체에 가입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각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사회단체에 참여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알려야 시민사회내 다수 구성원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인지하고 시민사회 발전을 위한 방안을 논의를 통해 합의해 내기 때문이다. 둘째, 사회단체 구성원 간의 관계는 공식적·이차적 관계이다. 이것은 연줄에 의한 개인적인 관계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연줄 공동체는 사회단체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시민사회는 구성원 상호 간에 상대방의 배경을 알 수 없는 익명의 거대 사회를 토대로 한다. 이에 따라 퇴니스 (Tönnies, 1887)는 시민사회를 공동사회(Gemeinschaft)가 아닌 이차사회(Gesellschaft)로 구분하였고, 퍼트남(Putnam, 1993a)은 이탈리아 남부의 연줄 중심의 지역사회는 시민사회라고 볼 수 없고, 산업화에 성공한 이탈리아 북부의 거대 도시에서 형성된 시민단체를 진정한 시민사회라고 보았다. 즉 시민사회는 모든 구성원에게 동등하게 적용되는 공식적 관계에 의해 자발적으로 구성된 사회이다. 셋째, 시민사회는 구성원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객관적인 규칙 또는 규범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한다. 연줄 공동체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예전부터 내려오는 관습 또는 관례가 있다. 그러나 연줄 공동체의 관습 및 관례는 적용될 때도 있지만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오히려 소수 리더의 자의적 판단이 적용되는 경우가 더 많다. 관습 및 관례 역시 소수의 리더가 언제든지 파기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규칙 및 규범을 누구나 지켜야 한다. 리더라고 해도 규칙 및 규범을 지켜야 한다. 만일 리더가 규칙 및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구성원들이 저항한다. 심지어는 단체가 해산될 수도 있다. 구성원 서로가 잘 모르는 사람끼리 모였기 때문에 자의적 판단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넷째, 시민사회는 구성원간, 그리고 사회단체 간의 관계를 수평적으로 확대시킨다. 연줄 공동체는 상하관계에 의해 권위적이고 수직적으로 구성원을 연결시키는 반면, 시민사회는 잘 모르는 구성원끼리 자발적 참여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상하관계가 있을 수 없다. 자발적으로 구성원이 참여하는 사회단체의 경우 구성원의 의견이 자유롭게 개방적으로, 민주적으로 논의되어 합의에 이른다. 토크빌(Tocqueville, 1984)은 자발적인 시민에 의해 민주적 규범과 신뢰, 협동의 미덕이 형성되어 미국 시민사회가 정착되고, 이런 시민사회의 성숙에 의해 미국 민주주의가 발전됐다고 주장한다. 알몬드와 버바(Almond & Verba, 1963) 또한 시민사회 구성원들은 사회단체 참여로 인해 협동 능력을 배양할 뿐만 아니라 집단행위를 통해 책임감 을 공유하게 됨으로써 사회적 신뢰와 정치참여가 증진됨으로써 시민사회의 경쟁력과 시민의 성숙도가 증가되었다고 보았다. 오스트롬(Ostrom, 1996)도 시민참여의 네트워크로 인해 시민 간 상호작용 및 엄격한 규범을 정착시켰다고 하였다. 이에 따라 시민사회에서 신뢰는 다음과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 시민사회에서 시민 간의 신뢰를 통해 시민문화가 성숙된다. 홉스 (Hobbes)와 로크(Locke) 같은 전통적인 자유주의자들은 신뢰를 통한 시민사회의 성숙으로 개인의 이익이 보호되고 권리가 보장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자신이 시민사회를 성숙시킴으로써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보 호하듯이 다른 사람도 자신과 같이 행동할 것이라는 신뢰가 있어야 시민사회가 발전될 수 있다. 이러한 신뢰를 통해 각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하게 된다고 하였다. 공동체가 튼튼해야 개인의 이익과 권리가 보장된다는 측면에서 시민들은 스스로 공동체를 강화시키는 신뢰를 지키고 이행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건전한 시민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각 구성원들은 신뢰를 통해 시민참여, 시민간의 수평적 연대, 신뢰와 관용, 규범의식 등의 시민 덕목을 학습하게 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노력이 전제되지 않는 한 시민사회가 구축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신뢰를 통해 시민사회에서 사회적으로 필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자신이 현재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을 주듯이 자신이 필요할 때 이 사회구성원들이 자신을 도울 것이라는 신뢰로 인해 이 사회를 발전시키고 유지하기 위해 약자를 정성껏 돌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각종 사회단체를 만들어 시민사회에 필요한 각종 활동을 수행한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생활품을 지원하며, 청소년과 노인을 교육하고, 사회적 약자에게 법률적 조언을 하고, 문화를 양산 및 확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면서 각 사회단체는 시민사회에 필요한 도덕적 덕목, 책임감, 연대의식을 확립하고 시민사회의 태도와 시민성을 형성한다. 셋째, 시민사회는 정부와 시장이 수행하기 어려운 다양한 공공적 기능을 수행하여 사회 전체의 하부구조를 구축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신뢰를 통해 시민사회는 정부와 시장이 수행하지 않는 빈공간을 채우는 역할을 한다. 시민사회는 다수 구성원뿐만 아니라 특정한 이해관계자 및 다양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주체성과 목소리를 반영한다. 다양한 사회단체는 다양한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구성원 다수의 의견을 결집하고, 그 사회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어떤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 야 할 것인지를 논의한다. 시민사회에서 형성된 여론은 정부를 압박하여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도록 한다. 시민사회는 국가가 수행하지 않는 공적 기능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뿐만 아니라, 정책과 정권의 변화를 가져 오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시민사회는 다양한 사회단체로부터 다양 한 견해를 이끌어 내는 동시에 정치화된 시민사회는 정당을 대신하고 보완하기도 한다. 이런 기능을 수행하면서 시민사회는 전체 구성원의 이익을 수호하는 역할을 한다. 스미스(Smith, 1759)는 “모든 인간은 타인의 불행을 동정하는 동료애와 자기중심적인 자기 사랑을 동시에 보유한다”고 하였다. 당연히 동료애와 자기사랑이 충돌하는 경우 동료애보다 자기 사랑이 우선된다. 자기 사랑과 충돌되지 않는 경우 자기 사랑과 별개로 동료애가 발휘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 사랑과 신뢰를 전제하지 않는 동료애, 그리고 자기 사랑보다 동료애를 우선시하는 경우는 원활하게 작동될 수 없다. 물론 자기 사랑과 동료애가 일치하는 경우에는 두 가지 모두를 취하려고 할 것이다. 시민사회를 구성하고, 시민사회의 규범을 지키는 것이 자기 사랑에 도움이 된다는 신뢰가 작동하는 경우 구성원은 그 시민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할 것이다. 즉 시민사회에 대한 구성원의 신뢰가 높게 되면 시민사회 구성원 간의 협력이 증진될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의 다양한 기능이 원활해진다. 시민사회의 신뢰가 증진되면 개인의 사적이익과 공공이익은 상호 윈-윈 관계로 바뀔 수 있다. “남의 자녀를 방치하면 내 자녀가 쉽게 오염 된다”는 것을 구성원들이 이해하고 자신이 나서는 경우 다른 구성원들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신뢰하는 순간, 구성원들은 사회적 미덕을 실천할 것이다. 신뢰가 높은 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이 질서를 잘 지키기 때문에 개개인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되고 혼잡으로 인한 시간과 비용을 절약 할 수 있다. 사적 계약도 개인 간의 약속과 서명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공증을 비롯한 법적·행정적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게 되어 추가 비용이 절약된다. 시민사회 구성원의 신뢰가 높으면 범죄에 대해 즉각적인 신고로 인해 범죄 가능성을 낮춘다. 신뢰가 높은 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이 각종 사회문제에 자발적으로 대처하여 문제를 키우지 않는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어려움을 당할 경우 주변의 도움이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신도 주변의 어려움에 자발적인 도움을 준다. 따라서 인간소외, 청소년 탈선, 노인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를 정부 정책에 미루지 않고 자발적으로 해결한다. 따라서 시민사회는 구성원이 얼마나 성숙되었는가에 따라 신뢰의 정도가 결정되고, 신뢰의 정도에 따라 시민사회의 건정성과 편의성이 결정된다. ※ 본 컬럼은 박희봉교수의 저서 「신뢰사회로 가는 길 신뢰의 진화 」에서 발췌, 인용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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